가계부실 도화선 가능성 우려

우리나라 실질 실업인구가 400만명에 다가서 국민들이 체감하는 실질실업률이 10%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악의 상황이다.

12일 통계청의 올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15세 이상 인구 중 사실상 실업상태에 놓여 있는 사람이 총 395만9000명에 달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3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15세가 넘는 우리나라 사람은 총 3986만4000명으로, 인구 10명 중 1명이 실업자 신세인 셈이다.

‘사실상 백수’ 인구는 2003년(이하 1월 기준) 259만5000명, 2004년 1월 310만3000명(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 19.6%), 2005년 360만5000명(16.2%), 2006년 366만3000명(1.6%), 2007년 373만3000명(1.9%)으로 꾸준히 늘어왔다. 작년 365만1000명(-2.2%)으로 잠시 감소세로 돌아서는 듯하다 올 들어 8.4% 증가하며 400만명에 바싹 다가섰다.

하지만 통계청이 공식 발표한 실업률은 3.6%다.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면 3.3%로 작년과 같은 수치다. 실질적인 실업인구가 계산에서 대부분 빠져 이런 결과가 나왔다.

올해 1월 기준 실질 실업인구는 세부적으로 ▷실업자 84만8000명 ▷일시 휴직자 66만4000명 ▷주 18시간 미만 근로하며 추가 취업을 원하는 이 15만2000명 ▷취업 준비생 52만9000명 ▷특별한 이유 없이 쉬는 사람 176만6000명 등이다.

특히 연로, 심신 장애, 가사, 육아, 통학 등과 같은 사유 없이 그냥 쉰다고 답한 사람이 실업자의 배가 넘어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달 20대 ‘쉬었음’ 인구는 1년 전과 비교해 21.3% 급증하며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쉬었음’ 인구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기 때문에 통계상 실업자로 잡히지 않는다.

실업인구 급증은 가계 부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제2의 신용위기 충격’을 불러올 위험요소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재 한국 경제는 실물, 금융 복합 위기상황에 처해 있을 뿐 아니라 기업 부문의 실적 악화가 고용부진 현상을 유발, 가계 부실로까지 이어질 위험한 상황에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원은 이어 “부분적인 정책 대응이 아니라 경제 전 분야에 대한 총체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외수 부문은 국내 정책의지로 환경 개선을 기대할 수 없으므로 우선 내수경기 회복을 위한 경기 자극책이 시급히 추진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현숙 기자/newear@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