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수환 추기경 장례미사…
시민들 배웅속 용인 성직자 묘역 영면

그는 떠났다. 아니 그는 떠남으로써 우리 곁에 다시 부활했다. 그가 남긴 사랑과 나눔, 화해와 용서의 정신은 온 국민의 가슴 속에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고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이 20일 서울 명동성당 본관 대성전에서 열린 장례미사를 마치고 경기도 용인 천주교 성직자 묘역에 영면했다.


정진석 추기경은 이날 미사 강론에서 “김 추기경님은 우리 가운데 성자처럼 사셨던 촛불과 같은 존재였다”며 “우리 모두는 위대한 목자 김 추기경님과 한 시대를 함께 살았다는 것에 하느님께 진심으로 감사하자”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승수 국무총리가 대독한 추도사를 통해 “추기경님은 우리 곁을 떠나지만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함께할 것이며 우리 모두 추기경님이 남기고 간 뜻을 받들어 서로 사랑합시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이날 고인의 선종을 슬퍼하듯 잔뜩 찌푸린 하늘 아래 새벽부터 추모객들의 발길이 명동성당 앞을 인산인해로 만들었다. 성전 밖에서 미사를 지켜본 신경숙(50?여) 씨는 “새벽 5시부터 나와 미사를 기다렸다”며 “추기경의 가르침을 따라 항상 비우고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 추기경의 시신은 경기도 용인 성직자 묘지로 옮겨졌고 고 노기남 대주교의 옆자리에 묻혔다. 이날 미사에는 한승수 국무총리, 유인촌 장관, 전재희 장관, 김경한 장관 등과 각국의 주한 외교 사절, 김형오 국회의장 이하 국회의원들, 이 외에도 고인과 각별한 인연을 지닌 이들과 주치의 정인식 교수, 황태곤 강남성모병원장 등이 참석해 고인의 가는 길을 배웅했다.


임희윤ㆍ백웅기 기자/imi@heraldm.com